IMC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 간결하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

도플갱어(Doppelgänger, 독일어, 영어로 직역하면 "Double walker"라는 뜻)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나요? 요즈음은 흔히 닮은 얼굴을 두고 '도플갱어'라 하며 농담의 소재로 자주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죠. 하지만 본래 도플갱어는 특정인과 생김새가 똑같은 초자연적 존재를 말하는 것으로, 이 특정인이 도플갱어를 목격하면 불행에 빠지거나 죽게 된다든지 하는 내용으로 세계 각국의 설화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어르신들께서 한 밤 중에 손발톱을 깎으면 안 된다고 하시는 것도 깎아 버린 손발톱을 먹고 도플갱어가 되어 나타난 쥐에 대한 전래동화에서 유래한 것이고요. 이렇듯 전세계적으로 '복제된 것'은 오리지널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여겨지죠.

IMC 전략 케이스스터디에서 웬 뜬금없는 도플갱어 타령이냐면요, 이 복제 '당함'의 불쾌감을 영리하게 활용해 성공적인 불법 복제품(다른 말로 짝퉁) 근절 캠페인으로 이끌어낸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하기 때문이랍니다. ;-)

2011년, 레바논에서 생긴 일

우리나라 사람에게 귀에는 익숙하지만 민간 교류가 잦지 않아 의외로 생소한 나라, 레바논은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대립으로 인해 길고 긴 전쟁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죠. 이로 인해 생겨난 것은 다름 아닌 불법 복제 제품.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불법 복제 제품뿐 아니라 드라이어 같은 크고 작은 가전제품부터 치약, 비누 등의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제품을 불법 복제한 사례를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레바논이라고 합니다. "불법 복제품은 레바논 문화의 일부"라고 여겨질 정도라는군요.

레바논 위치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레바논에서 '불법 복제 제품과의 전쟁'을 선포한 브랜드 프로텍션 그룹(Brand Protection Group, BPG)은 2003년에 레바논에서 설립되어 현재는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예멘 등지를 근거로 하고 있는 다국적 단체로, 지역 관계자, 제조업체, 유통업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불법 복제 제품으로 인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속아서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자, 불법 복제 제품 근절(Anti-Counterfeit)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죠.

2011년에 BPG는 TV 쇼, 라디오, 광고, 소셜 미디어, 오프라인 등 타깃과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을 다양하게 확보하여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캠페인 타이틀은 "Fake it all". 캠페인 진행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타깃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플로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 어떤 채널에서 진행된 프로그램도 이 플로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Fake It All 캠페인 메시지 전달 플로우

Fake It All 캠페인 메시지 전달 플로우

당신과 가장 가까운 것조차 무엇이든 가짜일 수 있다는 불쾌한 명제의 유쾌한 변주

Fake it all 캠페인의 슬로건은 "당신과 가장 가까운 것조차 가짜일 수 있다(Even the Closest Things to You Might Be Fake)."입니다. 어찌 보면 매우 불쾌하고 섬뜩할 수도 있는 이 명제를 Fake it all 캠페인은 매우 영리한 방식으로 즐겁고 유쾌하게 변주해 냈죠. :-)

캠페인은 2011년 3월 15일(International Anti-counterfeit Day, 국제 불법 복제품 반대의 날)을 기준으로 일주일 전인 3월 7일, 광고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Fake It All 캠페인 옥외광고

이미지 출처 : http://beirutntsc.blogspot.kr/2011/03/after-darine-now-comes-toothpaste.html

광고로 표현해 내는 방식이 매우 재미있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기발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계시진 않나요? 그러나, Fake it all 캠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타깃과의 접점을 최대한으로 다양하게 확보하여 진행한 통합적 커뮤니케이션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이 캠페인의 진짜배기는 여기서부터니까요.

대망의 3월 15일, 국제 불법 복제품 반대의 날 당일. 레바논에서는 불법 복제품을 목격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상황이 곳곳에서연출됩니다. 먼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매스미디어를 통해 불법 복제품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재미있는 방법이 동원되었는데요.

우선, 가장 전통적인 미디어 중 하나인 신문을 이색적으로 활용한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신문을 활용한다는 것은 '광고', '기사' 이 두 가지를 의미하지만 BPG는 신문의 이름에 '장난'을 치는, 매우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불법 복제품'을 가시화했습니다.

Fake it All 캠페인 신문 활용 사례

Fake It All 캠페인 신문 활용 사례

익히 알려진 것과 같이, 국내의 신문의 이름은 그 자체로 신문의 성향과 정체성을 나타내죠. 레바논의 경우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텐데요. 분명 신문의 이름에 장난을 치는 이 방법이 수용되기 힘들었겠죠. 하지만 이 캠페인에 두 개의 신문사를 동참시키는 데에 성공했고, 다음 날 해당 신문에 이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짤막한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메시지 전달 효과 및 행동(불법 복제품 신고 전화) 유도를 극대화했습니다.

위 영상은 레바논에서 15년 동안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 쇼 'People's Talk'의 일부 장면입니다. 쇼의 첫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다름 아닌 실제 진행자의 닮은 꼴!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자면, 나훈아 디너쇼에 너훈아가 나타나 첫 곡을 부른 셈이죠. 닮은 꼴 진행자가 등장해 첫 인사를 하는 동안 시청자가 어리둥절해진 순간을 잡아채 진짜 진행자는 BPG 대표의 인터뷰로 쇼의 흐름을 연결해 캠페인의 취지 및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정말 영리한 방법이죠?

Fake It All 캠페인 방송 활용 사례

Fake It All 캠페인 방송 활용 사례

라디오에서도 정규 리포터 대신 닮은 목소리의 다른 사람이 리포팅을 한 후에 정규 리포터가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는 등, 매스 미디어를 전방위적으로, 그리고 통일된 컨셉으로 활용해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였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불법 복제를 목격할 수밖에 없는 이벤트가 이어졌습니다. 레바논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루트 씨티몰에 플래시몹이 아닌 이미테이션 몹(Imitation mob)이 출현한 것입니다.

이들은 당시에 베이루트 씨티몰에 있었던 쇼핑객, 경비원, 심지어 마네킹까지 그대로 따라함으로써, 불법 복제의 존재감과 불쾌함을 장난스럽게 인식시켰죠. 본의 아니게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타깃에게는 불법 복제 제품 신고 전화에 대해서 설명함으로써 후속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고요.

Fake it all 캠페인의 변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셜 미디어로도 이어집니다. 250 여 명의 인플루언서를 리스트업하여, 그들의 프로필 사진을 그대로 도용하고 스펠링 1~2개만 다른 또 다른 페이크 계정을 생성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당신과 가장 가까운 것조차 가짜일 수 있다(Even the Closest Things to You Might Be Fake)."는 슬로건을 충실히 재현한 것이죠.

Fake It All 캠페인 소셜 미디어 활용 사례

Fake It All 캠페인 소셜 미디어 활용 사례

이 페이크 계정으로 오리지널 계정에 친구 신청을 해 페이크 계정을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담벼락에 이에 관해 “저랑 닮은 사람이 친구 신청하면 받아주지 마세요! 그건 제가 아니예요!” 류의 메시지를 남기면 쪽지를 보내 BPG의 캠페인과 그 취지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페이스북 상에서 이루어진 이 프로모션은 'Fakebook'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며 BPG는 이를 통해 43,890 건의 관련 인터랙션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Fake it all 캠페인 결과

Fake It All 캠페인 결과

Fake It All 캠페인 결과

위 자료는 이 캠페인을 실행한 레오 버넷 베이루트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간단하게 만들어 본 인포그래픽이랍니다. 엄청난 수치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각 항목이 중복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죠. ;-)

메시지 유포 채널이 다양할수록 간결성, 명확성, 통일성이 중요해진다는 당연한 사실

PR. 마케팅 종사자라면 'IMC(Int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전략'이라는 단어를 모를 수가 없죠. 국내에서 IMC 전략이라는 용어는 2000년대 후반부터 일종의 붐처럼 일어나 현재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으로 인식되고 있으니까요.

미국 위키피디아에서는 IMC 전략에 대해서 이렇게 서술합니다.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is a simple concept. It ensures that all forms of communications and messages are carefully linked together.

원본 위치 http://en.wikipedia.org/wiki/Integrated_marketing_communications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타깃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면 간결하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죠. Fake it all 캠페인은 광고, TV, 라디오 등의 전통적 미디어부터 오프라인, 소셜 미디어에 이르기까지의 채널 전반에서 일관성 있는 메시지가 있었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IMC 전략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 마케팅 산업에서 흔한 단어가 된 지 이미 오래지만 국내에서 이렇다 할 만한 IMC 성공사례를 떠올리기 어려운 것은 기업이 거대화 될수록 마케팅과 PR, 더 나아가 영업, HR 등의 기업 내외의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통합해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IMC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모든 조직을 통합하여 관리하고 서포트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가 구축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실무팀과의 유기적 관계 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무팀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죠. 개인적인 견해이기는 하나, 원활한 대외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토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Fake it all 캠페인을 진행한 레오 버넷 베이루트는 이 캠페인을 5분 분량으로 정리하여 유투브에 게시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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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실

임은실 대리는 국문학을 전공하며 쌓은 인문학 지식과 다년간에 걸친 웹코딩 경력을 동시에 기반으로 내용과 기술을 융합한 콘텐츠를 기획해 내는 것이 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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